<샤워실 잡념 글>

(3) 천대받는 상위호환

p50p 2022. 10. 25. 23:12

"네가 이게 왜 필요하니? 운동선수가 될것도 아닌데?"

 

어릴적 최고급 소가죽 나이키 축구화를 사달라고 할때면 매번 부모님께 듣던 이야기다.

가정형편이 넉넉한지 부족한지 알수 없게 하는게 부모님의 역할이었던걸까.

물질적인 면에서 만큼은 넉넉하게 키우지 말자는 부모님의 합의가 있었던걸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충해서 나는 매번 절충형 축구화를 얻어내고야 말았다.

나이키 축구화 말이다.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며 가정이 생기고,

어느덧 우리나라의 경제적인 소득도 올라가게 되면서인지,

전반적인 물가는 올랐지만 소비자들의 구매력도 그에 맞춰서 올라간덕에

더이상 나는 최고급 소가죽 나이키 축구화에 목말라하는 어린이의 모습을 잊고 지내게 되었다.

 

카메라

골프

와인

아이폰

레스토랑

호텔

자동차

 

앞에 '하이엔드' 라는 단어만 붙이면 전혀 다른 의미의 물건이 되는 목록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가정교육 덕택에

매번 '절충형, 가성비, 하위호환, 동급' 이라는 개념을 탑재한 채로 소비를 하게되었다.

그러나 돌아오는건 중복투자라는 함정.

 

초심자일때 입문용으로 시작을 해보고 추후 고급형으로 차차 업그레이드를 하는건 국룰이 아니었던가.

대체 이런 구매의 룰은 누가 만든것인 걸까?

아마도 판매자들이 만든 함정이 아닐까 싶다.

한번 구매하면 될걸 두번 구매하게 만들고 세번 구매하게 만들고?

 

 

 

최근 몇년전 부터 내가 소비를 할때 정한 규칙이 있다.

그것은 바로 경제적으로 여력이 되는한 가장 좋은걸로 구매하는것이다.

 

와인으로 예를 들어볼까?

입문용 와인이라고 맛도 없는 그저 저렴한 와인으로 첫단추를 끼운다면, 과연 와인이라는 취미를 이어나가기 쉬울까?

카메라 같은 경우에도 시작을 했다가 취미가 안맞는걸 깨닫는다면 최고급 기종은 그나마 중고로 판매라도 가능하다.

 

최고급으로 구매를 할경우 감가도 크고, 경제적인 손실이 얼마나 큰데 그런 계산은 왜 안넣느냐? 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물론 경제적인 손실 큰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그건 장기적으로 구매한 물품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 발생하는 손실이다.

그래서 구매에 신중함을 가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신중함을 가하는 만큼, 결국에 구매하기로 판단이 되었다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가차없이 최고급으로!

오히려 그게 시간, 돈 아끼는 길인듯 하다.

 

이제는 최고급으로 상위호환 합시다.